(3/3) AI는 시니어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었다. — 게임 출시 후 시작한 10개의 다음 실험

이 글은 시리즈 마지막 3부다. 1부에서는 AI로 5시간 만에 게임을 만들고 거절당했고, 2부에서는 심사통화구 첫 1센트까지 도달했다. 3부는 그 출시 이후의 이야기다 — 마케팅, 새로 만들기 시작한 도구, 그리고 이미 시작해버린 두 개의 다음 실험.

출시하고 3일째, 나는 페이스북을 열었다

출시하면 사람들이 와줄 거라는 환상은 없었지만, 그래도 첫 3일은 조금 외로웠다. 다운로드가 거의 없었다. 본능적으로 페이스북과 링크드인에 글을 올렸다. 그러고는 Claude에 chat을 열고 단순한 질문을 했다 — 이런 작은 게임의 다운로드를 어떻게 늘리지? 여러 답이 돌아왔는데 그중 하나가 인디게임 커뮤니티의 contact 페이지에 들어가면 앱 리뷰를 받아주는 곳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매일 한두 곳씩 메일을 쓴다. 처음엔 솔직히 창피하기도 하고 어색했다. 본부장 명함을 내려놓는다는 것의 가장 작은 형태가 이런 메일 한 통이라는 걸 알았다. 그런데 며칠 하다 보니 다른 생각이 들었다 — 왜 이런 생각을 진작 못 했지?

그리고 떠오른 10년 전의 또 한 장면

라인 버블이 일본에서 수천만 다운로드를 찍던 시절에, 나는 매일 일본 게임 커뮤니티들을 직접 돌아다녔다. 무엇이 올라오는지, 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어떤 게임이 다음에 뜰지를 본인 눈으로 봤다. 그게 PD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10년이 지나, 본인 사이드 게임을 위해 다시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인디 커뮤니티 contact 페이지를 열다 깨달았다. 도구가 바뀌고 시대가 바뀌어도, 만든 사람이 사용자가 있는 곳까지 직접 걸어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은 똑같았다.

YouTube Shorts, 그리고 Tool을 만들기 시작했다

Claude가 제안한 또 하나의 방법은 YouTube Shorts였다. 다른 채널과 다르게 올리자마자 실시간으로 반응이 보인다. 본인처럼 못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묘하게 잘 맞는 형식이었다.

그러다 다른 일이 시작됐다. Shorts에 올릴 영상을 좀 더 쉽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도구를 아예 직접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동시에 진행 중인 앱과 서비스가 10개 정도 되는데, 그 10개 모두에 공통으로 들어갈 모듈로 이 도구를 설계하고 있다. 기능은 단순하다 — 실기기에서 앱을 실행해 짧은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고, 사운드를 얹고, 자막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LLM으로 처리(Prompt)한다. 분명히 해두자면 이건 흔히 말하는 ‘콘텐츠 자동 생성’ 도구와는 완전히 다르다. 본인이 만든 앱의 진짜 화면을 실제로 촬영해서 가공하는 도구다. 동영상을 생성하는 개념이 아니고, LLM에게 prompt를 해서 게임의 가장 멋진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 하기 위함이다. 이것 때문에 게임의 씬을 모두 하이브리드로 제작하고 있다.

AI를 쓰다 보니 어느새 AI를 쓰는 도구 자체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시니어 입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변화였다.

HOL4B.com — 그 사이엔 이 일에 집중한다

솔직하게 한 줄을 적어둬야 할 것 같다. 나는 구직 중이다. 가능하면 엔터프라이즈 기업에서 C레벨 역할을 계속 하고 싶고, 얼마나 걸릴지는 나도 모른다. 그래서 그 사이에 이 일에 한번 제대로 집중해보기로 했다. HOL4B.com은 그 결심의 결과다. 아직 거의 비어 있는 한 페이지짜리 사이트인데, 앞으로 만들어가는 프로덕트들을 한 줄씩 붙여 나갈 자리로 쓸 생각이다. 본인 브랜드의 작은 작업장 같은 것이다.

1.3.0과 다음 두 개의 실험

Trains Out은 1.3.0을 준비 중이다. 가장 큰 변화는 게임 자체보다 비즈니스 쪽이다 —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광고 제거 유료 아이템을 붙여보는 일이다. 1센트짜리 광고 매출 옆에 처음으로 인앱 결제 버튼이 들어가는 셈이다. 같이 들어가는 작은 변화는 리더보드와 일일 챌린지 — 동기부여 장치 두 개다. 아마도 게임의 재미 요소나 기본 룰도 최대한 개선 해 볼것이다.

그리고 이미 시작해버린 다음 실험이 두 개 있다.

Gyeol (결 Seoul) — 카메라 앱이다. 사진을 원래도 좋아했고, 이번 기회에 본인이 좋아하는 필터 10종을 직접 카메라 앱으로 묶어보려 한다. 그런데 이 앱의 핵심은 11번째 필터다. 도미넌트 컬러를 실험적으로 필터화하는 것 — 사진의 지배색을 추출해 다시 사진 위로 돌려놓는 방식이다. 쓸 만한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그게 사이드 프로젝트의 핵심이기도 하다. 이미 앱은 만들었고, 실제로 테스트 하기 위해서 서울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촬영해보고 있다.

Spell Stack — 단어 머징 게임이다. 아이가 단어를 다루는 앱을 갖고 싶다고 했는데, 그 요청을 1024 같은 숫자 머징 게임 메커니즘에 올려본 결과물이다. 숫자 대신 글자가 합쳐져서 단어가 된다. 가족이 첫 사용자였던 Trains Out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첫 사용자는 정해져 있다. 나름 공개된 학년별 중요 단어를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 AI는 시니어의 무엇이 되었나

이 시리즈를 시작할 때 던진 질문은 단순했다. AI로 코딩은 진짜 가능한가, 상용화까지 갈 수 있나. 10여일간 게임 한 개와 첫 1센트로 답한 결론은 이렇다.

가능하다. 단, AI 단독으로는 끝까지 못 간다. 정책 심사(ATT, AdMob 어린이용 광고 등급), 게임성·손맛, 자기검열, 광고 수위, 사용자 있는 곳까지 직접 걸어 들어가는 마케팅 — 이 모든 영역에서 사람이 수없이 개입해야 했다. 다만, 그 사람이 25년차 시니어일 때, AI는 무서운 속도로 일했다. 도구를 고르는 일조차 위임할 수 있었고, 위임해도 결과가 나왔다. 10개 앱을 동시에 만들고 있다보니, 정말 AI의 힘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자주 듣는 표현이 있다. ‘딸깍이’라거나, ‘코드에 0%도 손대지 않았다’라는. 그런 시기가 분명 오긴 할 것이다. 다만 본인이 10일을 체험해본 결론은 다르다. 지금 이 순간, AI는 시니어 개발자에게 무척 좋은 파트너가 생긴 것이다. 시니어나 누군가의 자리를 빼앗는 도구가 아니라, 시니어가 평생 쌓은 판단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주는 파트너다. 라인 버블 시절 8개국 앱스토어 1위를 만들어봤고, 그 외에도 커머스·광고·모빌리티·제조 같은 도메인을 거쳤다. 그 모든 단계의 기억이 이번 5시간과 첫 1센트와 다음 두 개의 실험으로 다시 살아 돌아오는 중이다. 오래된 경험이 평준화의 대상이 아니라, AI 시대의 끝단을 책임지는 자리라는 것을 본인부터 다시 믿게 되었다.

3부 시리즈를 여기서 닫는다. Trains Out은 아직 시작이고, Gyeol과 Spell Stack은 곧 출시예정이다. 다운로드 링크와 짧은 플레이 영상은 영문 출시 페이지에 모아두었다.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것

  • AI 시대일수록 사용자가 있는 곳을 찾아가라. 인디 커뮤니티든, 작은 페북 그룹이든, 회사 슬랙이든 — 만든 사람이 직접 가는 한 걸음을 AI는 대신 가주지 않는다.
  • 한 가지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굴려봐라. AI가 본인의 무엇을 끌어올려주는지, 어떤 부분은 여전히 본인 손이 필요한지가 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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